질문 잘 하는 방법

질문 잘 하는 방법

개발 이야기
Junhyu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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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내가 카카오톡 리액트방에 공지로 등록해둔 글 일부를 갖고온 것이다.

질문을 잘 하는 법은 나쁜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쁜 질문은 뭘까?

나쁜 질문의 예

  1. “질문해도 되나요?”라고 묻는다.
  2. 궁금한걸 바로 묻지 않고 돌려 묻는다.
  3. 어떤 작업을 하는 코드인지 말하지 않고 코드가 안되요- 하고만 말한다.
  4. 에러 부분을 일부만 올리거나 아예 올리지 않는다. “에러가 납니다” X
  5. 코드를 보여주지 않는다.
  6. (들여쓰기, 줄바꿈 등) 포멧이 엉망인 코드를 올린다.
  7. 이미 시도해본 방법들을 말해주지 않는다.
  8. 자기 코드에 알량한 자존심을 내세우며 답변자를 바보 취급 한다.

당연히 뭔가 안되니까 질문을 하는거다. 뭐가 안되요- 는 진짜 당연한 말이다.

A했더니 B메시지가 뜨면서 안되네요, 원래는 C가 떠야 합니다.

이게 훨씬 낫다.

나쁜 질문으로 일어날 수 있는 거대한 시간낭비 사례

A: 질문 해도 되나요?

B: 네

A: ㅇㅇㅇ가 ㅇㅇㅇ로 안됩니다

(B 점심먹고 있음)

B: 아 밥먹고 왔습니다. 에러메시지가 뭔데요?

A: 아 잠시만요 서버 죽은듯

B: 네

A: 에러메시지 이거에요 <스크린샷>

(B 회의 들어감)

B: 아 늦었습니다. 어 이거 위에 내용을 더 봐야 하는데 스크린샷 크게 찍어주실 수 있어요?

A: 잠시만요

A: 여기 있습니다.

B: 음... 아 이거는 C님에게 물어봐야해요

A: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A: C님 계신가요?

D: C님 방금 퇴근하셨어요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진짜 무수히 많이 겪게 되는 일이다. 질문 하나 잘못해서 A라는 사람은 하루를 통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내일이 되면 C에게 B에게 했던 것 처럼 질문을 하게 되고, 빠른 답변을 받을 확률은 점점 낮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질문이었을까?

좋은 질문의 예

A: B님 안녕하세요, 질문 하나 있습니다. ㅇㅇㅇ가 ㅇㅇㅇ로 안되는데요, 에러 메시지는 ㅁㅁㅁ입니다.

B: 아 좋은 아침입니다. 어... 그거 C님이 잘 알 것 같네요.

A: C님 안녕하세요, 질문 하나 있습니다. ㅇㅇㅇ가 ㅇㅇㅇ로 안되는데요, 에러 메시지는 ㅁㅁㅁ입니다.

C: 아 안녕하세요, 어 그거 제가 아까 서버 잠깐 꺼놔서 그런것 같네요. 지금 다시 켜겠습니다.

한방에 문제가 해결되었다.

핑퐁을 없애자

쓸데 없이 과도한 예의 차리기, 핑퐁을 유발하는 정보 제공은 모든 사람의 시간을 뺏고 조직의 속도를 늦춘다. 핑퐁은 최대한 줄여야한다. 서로간에 일을 할 때 async가 아니라 sync로 일하면 각자의 사정에 의해 속도는 최저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되묻지 않고 한방에 답변을 할 수 있을 만큼 정리된 정보를 제공하자.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점심 뭐 먹으러 갈까요? 라던가 로봇청소기 뭐 살까요를 물어보는게 오히려 낫다.

핑퐁이 계속되면 오늘 고양이 잃어버린 동료 동네에 가서 "나비야!!" 부르며 함께 찾아준 후 다시 돌아와서 일하는게 더 빠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농담 아니고 이거 진짜다. 또한 핑퐁은 필연적으로 컨텍스트 스위칭을 불러오는데, 몰입해서 일을 잘 하고 있던 B의 집중을 계속 흐트러트릴 수 있다.

일은 앞에서 순서대로 와야지, 옆에서 치고 들어오면 안되는 법이다. B가 일 하다가, 틈 내서 슬랙 보고, A의 질문을 확인해서 답변해주고, 다시 일 하는게 맞지, B가 일 하다가, 틈내서 슬랙 보고, A의 질문에 되묻고, 다시 일 할라 하다가 슬랙에 보이는 1이 신경쓰여 집중이 안되는 상황이 일어나면 안된다.

모두가 쓸데없는 핑퐁에서 벗어나 깔끔하게 질문/답변 하고 남는 시간에는 잡담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안되겠지..